사회/복지
'이한열 열사' 후배가 윤석열 옹호… 연세대 '충격'의 현장

10일 오후 2시,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는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재학생과 졸업생 10여 명이 "거짓말과 선동으로 얼룩진 반국가세력의 사기탄핵을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시국선언을 진행한 것이다. 이들은 학생증까지 공개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냈고, "사기탄핵 규탄한다", "부정선거 검증하라"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특히 교회음악학과 고하은 학생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전기전자공학과 박준영 학생은 지난해 12월 열린 학생총회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당시 총회에서는 윤 대통령 퇴진요구안이 압도적 찬성(2704표)으로 통과됐으나, 이들은 거수투표 방식과 반대 의견에 대한 야유 등을 문제 삼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연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한양대에서는 '자유수호대학연대'라는 이름의 단체가 등장했으며, 서울대와 고려대의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탄핵 반대 의견이 속속 게시되고 있다. 이는 대학가에서도 극우 성향의 목소리가 조직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여전히 대학가의 주류 의견은 윤 대통령 탄핵 지지 쪽이다. 같은 날 오후 1시, 연세대 정문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를 규탄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사회학과 김태양 학생은 선배들이 쟁취한 민주주의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정치외교학과 김민수 학생은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극우 세력의 내란 옹호"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한열 열사가 모셔진 학생회관 앞에서 벌어진 친윤 시국선언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재학생들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공간에서 벌어진 반민주적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한결 학생은 젊은 세대가 민주화의 가치를 잊어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처럼 대학가는 현 정국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민주화의 성지였던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이념 대립은, 한국 사회의 분열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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