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이복현 vs 한덕수, 상법 개정안 놓고 불꽃 튀는 설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사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있었다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 총리의 결정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원장이 대통령을 언급하며 권한대행의 결정을 비난한 것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사퇴를 요구했다. 검사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이 원장은 이번 발언으로 정치적 논란에 휘말렸으며, 상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한 총리가 헌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이기 때문에 헌법 질서 존중 차원에서는 그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있었다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김 위원장 등의 만류로 사퇴를 보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원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고위공무원이 국민을 상대로 ‘직을 걸겠다’고 표명했으면 당연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떠나는 게 공인의 올바른 태도”라며 이 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앞서 이 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직을 걸고서라도 (거부권 행사에) 반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상법 개정안이 발효되면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한 총리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이 원장이 윤 대통령을 언급한 것을 두고 “오만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금감원장이 감히 대통령 운운하면서 대통령과 자기 생각이 같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원장의 발언을 강하게 질타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원장의 발언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제대로 책임지지도 않으면서 ‘직을 걸겠다’고 공언하는 일부 검사의 나쁜 습관”이라며, “자기주장만 고집하는 검사들 특유의 오만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또 “그러면서도 대통령을 파는 건 웃기는 짓”이라며 이 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언급한 것을 비판했다.

 

이복현 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2016년 국정농단 특검 수사를 진행하며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불렸다. 윤 대통령의 ‘경제계 복심’으로 꼽히는 그는 이번 발언으로 국민의힘과의 갈등을 빚으며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